결혼식 1년~8개월 전에 해야 할 것들 리스트입니다.
그중 결혼을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오르는 큰 산, '웨딩홀 예약하기'를 진행했습니다.
예상 결혼식 날짜로부터 딱 11개월 전부터 준비했습니다.
인기 있는 예식장은 예약이 힘들어서 부모님 인사드리기도 전에 예식장 예약부터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짝 긴장했습니다. 보통 n월에 내년 n월 예약을 오픈하기 때문에, 1년 전부터 알아보면 여유 있게 원하는 날짜를 찜할 수 있는데요. 정말 모두가 한마음으로 토요일 점심을 제일 선호하고 그다음이 토요일 늦은 오후(2~3시쯤), 그다음이 일요일 점심, 나머지(토요일 저녁, 일요일 저녁, 공휴일) 순이었습니다.
제가 상담받은 웨딩홀 6곳 중 4곳은 인기 많은 편이라서, 6월 중순 이후에 방문했을 때 내년 4월 토요일 타임이 다 마감이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출산율 저조하고 1인 가구 많아진다는 말이 다 뻥이었나 싶을 정도입니다.
본격적으로 웨딩홀을 알아보면서 새롭게 알게 된 용어가 있기에, 우선 웨딩홀 관련 용어들을 소개하고 이야기를 이어나가보겠습니다.
웨딩홀 관련 필수 용어
베뉴(venue): '이벤트가 열리는 장소'라는 뜻으로 웨딩홀을 말합니다. 채플식(밝은 조명), 호텔식(어두운 조명), 하우스웨딩 등 본인이 좋아하는 분위기를 먼저 알면 후보 추리기가 훨씬 편해요.
보증인원: 하객이 최소 이만큼은 온다고 약속하는 인원 수를 말합니다. 웨딩홀 입장에서는 보증인원에 맞춰서 음식을 준비하고, 신랑신부 입장에서는 최소보증인원을 높여서 식대를 깎아달라고 해볼 수 있기 때문에(모든 웨딩홀에서 가능한 네고는 아님) 두쪽 다 보증인원이 실제 하객 수와 비슷하면 좋습니다. 어차피 정확히 알 수는 없어요.
플래너: 시간이 부족하거나 본인이 직접 알아보기 귀찮은 분들, 전문가가 해줬으면 하는 분들은 웨딩 플래너를 고용해서 웨딩홀이나 스드메를 알아봅니다. 깜박할 만한 것들도 준비할 때가 되면 준비하라고 연락하신다고도 합니다. 쉽게 말해서 웨딩 매니저입니다. 플래너 비용을 따로 챙겨주지는 않지만, 플래너가 소개해준 업체와 계약할 때 커미션이 포함되어 있어서 결국 지불하는 셈입니다(우리가 상세내역을 모를 뿐;;).
워킹(워크인): 결혼할 두 사람이 플래너 없이 직접 알아보는 방법을 말합니다.
혼주: 식을 올리는 두 사람의 양가 부모를 말합니다. 예약 상담할 때 주차나 뷔페 시식 이야기에서 반드시 나옵니다.
분리예식: 예식과 식사장소(피로연)가 분리된 예식을 말합니다. 식권 들고 다른 곳으로 옮겨서 식사를 한다? 그러면 분리예식입니다. 반댓말은 동시예식입니다. 예식이 일어나는 곳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지요.
웨딩박람회 가야 할까?
저는 가지 않았습니다. '필요 없었기 때문'입니다. 웨딩박람회에 가면 결혼하는 데 무엇무엇이 필요한지 보게 되는데, 정확히는 '소비할 게 뭐뭐 있는지'를 보게 됩니다. 다시 말해 굳이 소비하지 않아도 될 것까지 소비해야 할 것처럼 소개받는다는 것이지요. 저는 플래너 없이 온전한 Make My Wedding을 실현하고 있기 때문에 박람회에서 이것저것 보면 혼란스럽기만 하고 직원들 제안마다 거절하는 게 스트레스일 것 같았습니다. 어차피 저는 원하는 스타일이 확고하고 그 폭이 좁았기 때문에 웨딩박람회에서 얻을 정보는 거의 없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박람회 다녀오는 시간과 돈이 더 들겠다 싶었고, 하루 꼬박 갔다가 지쳐서 돌아오면 결혼에 신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물론 웨딩박람회에 다녀오면 안목이 생깁니다. 샘플을 많이 봤으니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쉬워지겠지요. "웨딩홀 스타일은 이러이러하고 저러저러했으면 좋겠어요."보다는 "A, B, C스타일 중에 A스타일을 원해요."라고, 주관식보다는 객관식으로 말하는 게 쉽겠지요. 하지만 이 정도는 인터넷에서도 충분히 알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확실히 웨딩박람회 혜택이나 프로모션이 좋다고는 합니다. 하지만 당일계약은 하지 말라고들 합니다(잘 모르고 받은 혜택보다 계약의 리스크가 커서인 걸까요?). 웨딩박람회를 이색 데이트 코스처럼 돌아보신다면 그건 해볼 만할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서로의 취향도 파악할 수 있고, 두 사람의 결혼을 좀 더 구체화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플래너 필요할까?
보통 웨딩홀이나 스드메에 웨딩플래너를 고용한다고 알고 있는데요. 저는 일단 웨딩홀은 워킹이었습니다. 원하는 스타일이 확고했고, 마침 첫눈에 반한 웨딩홀이 있어서 거기와 비슷한 곳들로만 검색해서 후보를 정했거든요(해당 웨딩홀을 본 커플은 비슷한 곳들을 선호해서 후보가 비슷했습니다). 시간이 부족하고 일일이 찾아보기 번거롭다면 플래너 고용하셔도 좋지만, 저는 직접 알아보는 재미도 있고 꼼꼼히 다 따져보는 게 마음 편해서 플래너를 고용하지 않았습니다. 스드메는 웨딩홀보다 어려울 것 같아서 플래너 할지 고민 중입니다. 웨딩홀 계약이 끝났으니 다음 달쯤 정할까 해요.
웨딩홀 상담 예약 방법
웨딩홀마다 다르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웨딩홀에 바로 전화하는 겁니다. 전화로 현 예약상황을 알아볼 수 있긴 합니다만, 막상 가보면 전화로 들었을 때와 다른 경우가 꽤 많습니다(그 사이에 계약을 취소한 분들이 있어서). 그러니까 일단 상담 받으러 가보시는 게 좋습니다. 인기 많은 곳은 웨딩홀 예약을 위한 상담 날짜도 예약해야 합니다. 모 웨딩홀은 수요일에 전화했더니 이미 다 차서 그다음주 일요일 오후에나 상담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너무 마음 졸이실 필요는 없지만, 웨딩홀을 알아보기로 마음 먹었다면 웬만하면 빨리 상담 받으시길 추천합니다. 주말에 하루 날 잡아서 홀 투어를 끝내고 싶어도 상담 시간이 안 맞아서 부득이하게 이틀 쪼개서 가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이틀만에 다 돌긴 했는데, 동선이 너무 안 좋았습니다. 웨딩홀 투어는 하루 3군데가 적당합니다.
상담을 예약할 때는 '희망하는 예식 날짜(또는 월)'와 '하객 예상인원'을 말해줘야 해요. 이 2가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 대략적으로라도 말해주시면 됩니다. 하객 수를 물어보는 이유는 해당 웨딩홀 규모와 얼추 맞는지 알기 위해서인 듯합니다. 배우자 연락처를 물어보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었는데, 무슨 이유였든 간에 웬만하면 안 물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왜 물어보시는 건지 모르겠어요.
웨딩홀 예약하는 순서 (워킹 기준)
- 양가 부모님께 결혼 사실 알리고 웨딩홀 먼저 알아봐도 되는지 여쭈어볼 것. 인사부터 먼저 하라는 분이 있을 수 있음!
- (웨딩홀 먼저 알아보기로 했다면) 예식 날짜를 우리가 정해도 될지 여쭈어볼 것. 철학관 가서 기일을 정하시는 경우도 있음! 기일을 부모님이 정해주시면 그 기일에 맞게, 우리가 정할 수 있다고 하면 자유롭게 웨딩홀 알아보기.
- 본인이 선호하는 베뉴 스타일을 먼저 알아볼 것(미리 알아두면 후보 정하는 게 빠름). 실내vs야외, 채플vs컨벤션, 밝음vs어두움 등 선호하는 스타일에 맞추어 포털 사이트에서 키워드 검색, 투어 후기 읽고 후보 추리기. 위치가 우선시되는 분들은 위치부터 잡고 찾는 게 빠름. (저는 '서울 하우스웨딩'으로 검색했습니다)
- 웨딩홀 상담 예약. 상담 예약이 선착순이라 먼저 상담한 사람이 먼저 날짜를 고를 수밖에 없으니 빨리 할수록 좋음. 상담 예약할 때 원하는 예식 날짜(시기)와 하객 수를 물어보므로 미리 생각해둘 것. 견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2가지임.
- 웨딩홀 투어. 하루 3군데가 베스트! 한 곳에서 1시간~1시간반 소요됨. (저는 2시간 소요된 곳도 있었습니다) 당일계약혜택이 있는 곳은 취소 수수료까지 알아보고 신중히 결정할 것. 네고는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한번 시도라도 해볼 것(돈 내는 고객 입장에서 그쪽 눈치를 볼 필요 없음).
- 웨딩홀 예약. 혼수 등 준비할 때 필요하므로 계약서는 챙겨두기.
웨딩홀 고르는 나만의 기준
부모님께 예식 날짜와 장소를 우리가 알아서 정하라는 허락을 받았기 때문에(거의 제가 통보한 수준이었지만ㅎㅎ) 저와 배우자 활동범위를 생각해서 '서울'에서의 예식은 확정이었습니다. 저는 예식장 취향이 매우 확고해서 후보를 정하기 쉬운 편이었습니다. 필수 조건은 딱 4가지였습니다.
- 하우스웨딩 인테리어: 꽃과 풀이 많고(그리너리), 밝은 홀, 대리석보다는 나무 인테리어 위주의 편안한 분위기. 야외 예식장을 원하지는 않지만 그런 느낌이 나는 곳이면 좋았습니다. 그게 딱 '하우스웨딩' 스타일이더라구요. 어떤 분은 영화 〈트와일라잇〉 스타일이라고도 하시던데 찾아보니 저한테는 너무 부담스러운;;; 그만큼의 화려함은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두운 홀은 아예 제외했고, 복붙한 듯한 컨벤션 인테리어도 관심 밖이었습니다.
- 커스터마이징: 원하는 음악과 연출, 이벤트가 이미 있어서 예식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해야 했습니다. 남들 다 하는 고리타분한 예식은 싫었고, 자유도가 높은 곳을 원했습니다.
- 짧지 않은 예식시간: 여행도 사진만 찍고 가는 패키지 여행을 매우 싫어하는 스타일이라, 앞뒤 예식 때문에 제 시간이 쫓기는 걸 원치 않았습니다. 차라리 돈 더 주고 넉넉히 대관하고 싶었어요. 세팅 및 리허설 시간 30분, 본 예식 30분, 사진 촬영 30분, 피로연 30분을 생각하면 최소 2시간이어야겠더라구요. 본 예식 30분을 완전히 자유롭게 하는 것도 생각해보긴 했지만 실현 가능성을 생각했을 때 2시간 이상 대관이 안전해 보였습니다. 컨벤션홀이 보통 90분입니다.
- 뷔페식: 남녀노소, 하객, 혼주, 신랑신부 모두가 원하는 것... 바로 '맛집 웨딩홀'입니다. 한상차림이나 코스 요리를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뭐니뭐니 해도 결혼식에 '뷔페'를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나 싶어서 뷔페가 1순위였습니다. 하지만 웨딩홀의 다른 조건이 너무 좋으면 포기해볼 만한 정도의 조건이었습니다. 뷔페 시식은 보통 예식 1~2달 전에 한다는데 이미 계약 다 하고 먹어보는 게 의미가 있는 건지는 의문이긴 했습니다. 그나마 시식을 해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 곳이 1군데 있었는데, 이건 해당 웨딩홀 소개할 때 장점으로 언급하겠습니다.
제 의사와 상관없이 고려해야 할 것은 지방에서 올라오는 하객(부모님 포함)이었습니다. 웨딩홀 상담할 때도 지방에서 오는 분들이 있는지를 꼭 물어보셨어요(그 여부에 따라 주차 안내나 예식 시간 상담이 달라지므로).
웨딩홀 후보
위의 조건을 토대로 '서울 하우스웨딩'으로 검색해서 후기들을 꼼꼼히 검토했습니다. 절대 아니다 싶은 곳은 처음부터 걸렀습니다. (예를 들어 브라이튼하우스 한남은 보증인원도 매우 적고, 대충 검색해본 견적도 너무 비쌌고, 접근성이 매우 좋지 않아서 더 찾아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총 6군데를 후보로 선정했습니다. 사실 1순위가 있었지만 거기로 덜컥 예약해버리면 더 좋은 웨딩홀을 놓칠 수도 있고, 지금 아니면 언제 웨딩홀을 여기저기 가볼까 싶어서 데이트 한다는 생각으로 후보를 일부러 늘렸습니다. 하우스웨딩이 아닌 컨벤션홀도 견적 비교를 위해 후보에 추가했습니다. (물론 평가 좋은 곳으로)
웨딩홀 후보는 아래와 같습니다. (홀 투어 다녀온 시간순 정렬)
실제 웨딩홀 상담 다녀온 후기들입니다.
1. 빌라드지디 강남 후기 https://reveduete.tistory.com/24
2. 호텔PJ 뮤즈홀 후기 https://reveduete.tistory.com/25
3. 로프트가든344 후기 https://reveduete.tistory.com/28
4. 온즈드롬 후기 https://reveduete.tistory.com/30
5. 토브헤세드 후기 https://reveduete.tistory.com/31
6. 더 화이트베일 후기 https://reveduete.tistory.com/34
'eVeryday. (일상) > 결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워 J의 결혼준비 #2.3. 로프트가든344 웨딩홀 상담 후기 (견적, 장단점, 추천, 비추천) (2) | 2023.07.10 |
---|---|
파워 J의 결혼준비 #2.2. 호텔PJ 웨딩홀 상담 후기 (견적, 장단점, 추천, 비추천) (0) | 2023.07.05 |
파워 J의 결혼준비 #2.1. 빌라드지디 강남 웨딩홀 상담 후기 (견적, 장단점, 추천, 비추천) (3) | 2023.07.02 |
파워 J의 결혼준비 #2.0. 웨딩홀 투어 체크리스트(PDF 다운로드), 꼭 알아야 할 것들 (3) | 2023.06.30 |
파워 J의 결혼준비 #1. 전체 일정 짜기 (노션 활용) (5) | 2023.06.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