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X일. 오늘은 종일 UBC에 있다가 저녁에 친척분들과 식사하는 날입니다.
남친 아버님이 직접 차로 태워서 UBC에 데려다주셨어요. 그 후 저랑 남친은 UBC에서 친척분 집까지 스카이트레인을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중간에 씨버스(Sea Bus)도 타보기로 했어요!
오늘의 목표는 아래와 같습니다.
- 남친 학교에 가서 캠퍼스 커플처럼 다니기
- UBC 굿즈 사기
- 남친이 졸업한 단과대학에 걸린 졸업사진 찾아서 기념사진 찍기
- 스카이트레인과 씨버스 타기
- 남친의 UBC 추억여행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통칭 UBC는 캐나다 상위 3대 대학 중 하나예요. 남친이 다닌 학교이기도 하고요. 작년에 제가 다닌 학교 탐방을 다녀온 후 남친 학교는 캐나다에 있으니까 "언젠가 같이 가보자", "UBC 굿즈 꼭 살 거다"고 했던 게 드디어 실현되는 날이었습니다. UBC만큼은 남친이 가고픈 대로 따라다니려고 파워 J를 벗어난 P 모드였습니다. 해외 도서관이나 학교 다니는 걸 좋아해서 사소한 변수 하나하나가 너무 설렜습니다(도서관과 학교야말로 진짜 현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해요).
https://maps.app.goo.gl/1YSxcnqjowapjyLH6
내린 곳은 버스 정류장(UBC Bus Exchange) 쪽이었습니다. 남친은 벌써부터 버스 타고 등하교 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엄청 신나 있었고, 그런 들뜬 모습을 보니까 저도 덩달아 신나더라고요.ㅎㅎ
[캐나다 밴쿠버 문화]
밴쿠버 시내버스 중에는 안경을 쓴 버스가 있다는 것 아시나요? 무슨 말이냐면, 밴쿠버에서는 자전거를 버스 앞에 태우고(?)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그 모양이 마치 버스가 안경을 쓴 것 같거든요!ㅎㅎ 실제로 보면 참 귀엽습니다. 마침 UBC 버스정류장 근처에 자전거 태우는 방법을 연습하는 기구가 벽에 붙어 있었습니다. (너무 급하게 돌아다녀서 제 손이 가린지도 몰랐네요ㅠ 손 뒤쪽에 희미하게나마 보입니다...) 외국인 유학생이나 타 지역 학생이 많은 학교니까 연습해볼 수 있게 마련해둔 것 같아요.
버스정류장 옆에는 체육관'들'이 있었는데요. 수영장(UBC Aquatic Centre)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크고요... 건물도 거의 새것 같아 보였어요. 수영 못하는 저도 이 정도 시설이 학교 안에 있었다면 배워보고 싶었을 듯.
남친의 추억을 따라 그 옆 건물인 UBC Student Recreation Centre(SRC)에 들어갔습니다. 과거 다녔던 시절과는 외관이 많이 바뀌어서 여기가 맞는지 아리송해하며 들어갔어요.
체육관 내부로 들어가봤습니다. 음료 자판기가 종류별로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고요!
마침 각 학교? 팀? 배구 예선 경기가 치뤄지고 있는 듯했어요. 건물 내에서 배구 코트만 한 열몇개는 본 것 같아요. 진짜 시설 잘 되어 있구나 하고 감탄. 코트에 농구 골대도 있었습니다. 학생 시절 농구에 미쳐 있었던 남친은 여기서 농구 했던 얘기를 해주었어요!
맞은편에 있던 ARC @ UBC Life Building에 갔습니다. 아까 스포츠를 즐길 수 있었던 SRC와는 달리, 헬스를 할 수 있는 곳이 있었습니다. 체육관답게 문 스토퍼가 덤벨이길래 귀여워서 찍어봤어요.
같은 빌딩 안에는 이렇게 개인 공부나 작업을 할 수 있는 곳과 앉아서 휴식할 수 있는 로비가 있었습니다. 캠퍼스 어딜 가나 바로 노트북 펴고 작업하거나 휴식할 수 있는 곳들이 많아서 정말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영화관도 있었어요! 구글맵에서 찾아보니 Normand Bouchard Memorial Theatre라는 이름의 영화관이고, UBC Film Society가 제공하는 곳입니다. 월요일은 〈더티댄싱〉 상영 예정이네요. 학생들이 직접 만든 영화나 공연도 선보이는 곳 같았습니다.
여기는 Nest라는 빌딩으로 남친이 다닐 때는 없었던 건물인데요, 남친이 졸업하기 전에 이 빌딩을 지을지 말지에 대한 찬반 투표에 참여했었다고 하더라고요. 결과물을 이렇게 세월이 흘러 실물로 보게 되다니!ㅎㅎ
마침 UBC 캠퍼스 투어를 하러 온 그룹도 있어 보였어요. 한 학생분이 약 10명 정도 되는 분들에게 무언가를 엄청 설명하시고는 다음 장소로 인솔하시더라고요.
드디어 점심시간!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캠퍼스를 둘러보느라 정신이 팔려서 마침 러시아워인 학생들 점심시간(12시)과 겹치는 바람에, 학생들과 같이 웨이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식당은 여기저기 많고 종류도 다양했는데, 그중에 남친의 추억이 가득 담긴 중식 '3 Items'를 먹기로 했어요. 3 Items(쓰리아이템)은 중식 요리 3가지(밥or면+반찬2개)를 골라서 먹는 걸 말하는데 가성비가 짱입니다. 남친이 UBC 다닐 때 즐겨 먹었던 메뉴라서 저도 같이 도전해봤어요! UBC 웹사이트에 메뉴 가격이 올라와 있긴 한데 실제와는 다릅니다. 3 Items의 이름은 여기서는 Combo B였습니다. 가격은 $12.5(약 12000원). 양이 엄청 많아서 1개만 주문해도 충분할 것 같았습니다. 배가 안 차면 다른 거 사먹으면 그만이니까요. 홀 서빙을 안 하기 때문에 팁 없이 계산했습니다.
목이 마를 것 같아서 산펠레그리노(San pellegorino) 오렌지맛도 하나 샀어요. 가격은 $1.69(약 1600원). 한국에서 구하기도 힘들고 엄청 비싼데 확실히 여기서는 저렴합니다.
Nest 건물 앞에 이렇게 큰 잔디가 있었어요. 학생들 모두 나와서 일광욕 중. 너무 자유로워 보이고 행복해 보이더라고요. 어떤 그룹은 신기한 공 놀이기구를 가져와서 놀던데, 한국에서는 본 적 없는 거라 언젠가 한국에서도 유행하려나 싶었습니다.
저희는 3 Items로 무슨 돼지고기랑 스윗오렌지치킨, 밥과 면 반반으로 시켰습니다. 저 오렌지치킨이 완전 제 취향이었어요. 저는 밥보다 면이 더 맛있었고, 남친은 면보다 밥이 더 맛있다고 했어요. 저거 하나만 먹어도 둘 다 배가 너무 불러서... 잔디에 누워서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남친 학교에 가서 캠퍼스 커플처럼 다니기 로망 실현><
여기저기 동아리 가입 부스도 설치되어 있었고,
돌아다니다가 저희가 UBC 학생인 줄 알고 전단지 나눠주는 학생분도 계셨습니다 헤헤... (9월에 신학기 시작)
배도 든든히 채우고 캠퍼스 걷기를 계속했어요. 남친이 수업 들으러 다녔던 이과 건물과 기숙사까지 쭉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캠퍼스 여기저기 정말 많이 보였던 것. 나무, 그리고 청솔모. 오른쪽 사진에 청솔모 어디 있는지 찾아보세요!ㅎㅎ 너무 귀엽죠?
웨딩 촬영 중인 커플도 봤습니다. 아랍계 분이셨는데, UBC 동문이 아닐까 싶었어요. 캠퍼스가 전체적으로 예쁘게 꾸며진 느낌은 아니지만 워낙 자연자연하고 탁 트인 곳들이 많아서 웨딩사진으로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남친 단과대학 탐방 시작! 물리학 전공이라서 이과 캠퍼스를 돌아다녔습니다.
Hebb Building이라는 곳을 갔는데, 원래 이 위치에 본인이 수업 들었던 건물이 사라지고 세워진 것 같았습니다. 낙서할 수 있는 칠판이 있길래 "그 건물 어디 갔냐"고 눈물 흘리는 이모지와 함께 방명록을 남기고 왔어요.ㅠㅎ 최신식 건물이라서 실험실도 엄청 삐까뻔쩍. 1학년 학생들 수업 중인 것도 슬쩍 보고 왔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건물 Hennings Building! 여기는 다행히 예전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 물리학(Physics)과 천문학(Astronomy) 수업을 하는 건물이고, 교수 연구실도 여기에 있습니다.
건물 내 사무실(Main Office)을 찾아가서 직원분께 설명을 들어보니, 이전 건물이 사라지고 Hebb Building이 생긴 게 맞더라구요. 남친이 졸업생이라서 오랜만에 찾아왔다는 사연을 들으니 직원분도 매우 아쉬워하셨어요. 스피킹이 안 되는 저는 열심히 경청^.^ 얘기를 한참 나누다가 직원분이 "졸업사진 찾으셨어요?"라고 졸업생으로서 당연히 겪는 코스처럼 물어보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저희 이걸 보려고 왔어요. 여기는 졸업생 전체 사진을 매년 액자로 만들어서 걸어두거든요. 건물이 미로 같아서 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간신히 발견해서 기념사진 찰칵! 완료했습니다.
옛날 건물답게 철제로 된 사물함이 나란히 있었고, 남친이 이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보여준 게... 요상한 진자(?)였습니다. 삼중진자라고 하는데... 저는 프랑스에서 봤던 푸코의 진자 말고는 몰랐던지라, 움직임이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원래 이 설치물도 여기 말고 다른 데에 있었는데 옮겨졌다면서... 옮겨진 위치가 마치 좌천된 느낌이라 살짝 슬펐습니다.
단과대학 탐방 중간에 잠깐 들렀던 곳이 있는데, Robert H. Lee Alumni Centre라는 곳이에요. 줄여서 '알루미나이'라고 부르는데, 알루미나이(Alumni)는 '졸업생'을 뜻해요. 그래서 저 파란 스크린에서 졸업생 이름을 찾아볼 수 있답니다(남친도 이번에 찾아봤어요!). 로버트 H. 리(Robert H. Lee)라는 분이 누구인가 했더니, UBC 출신으로 훗날 밴쿠버 사회에 큰 공헌을 한 사업가였습니다. UBC에도 뭔가 기부해서 이렇게 건물에 이름이 붙여졌나 싶었어요.
로비에는 피아노 연주하는 학생분이 계셨어요. 우리나라는 저런 피아노 있으면 '연주하지 마세요' 같은 문구가 적혀 있거나 테이프 같은 게 둘러져 있을 텐데,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게 인상 깊었습니다.
안내데스크 직원분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마침 저희가 방문했던 때가 '홈커밍 데이(Homecoming Day)'로, 졸업생들을 위한 행사가 마련된 환영 주간이었다고 합니다(9월 마지막 주에 하는 듯). 전혀 모르고 방문했던 건데, 너무 신기했어요!
수학과 건물입니다! 여기는 잠깐만 들어갔다가 나왔어요.
벽을 타고 올라간 단풍이 너무 멋있어서 사진 한 장!
기숙사 가는 길입니다. 기숙사 건물은 총 4곳이고, 이름이 전부 원주민 언어로 되어 있어서 살짝 어려워요. 그중에 남친이 가장 많이 머물렀거나 추억이 있는 건물 2군데만 가기로 했습니다. 캠퍼스 여기저기가 공원 같이 자연스러운 멋이 있었어요.
그냥 무심하게 놓여 있는 해시계... 그리고 검은 청설모...
기숙사 Totem Park Student Residence - Coquihalla Commonsblock 근처에 오니까 남친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나더라구요! 가는 길 내내 학생 시절 이야기를 듣는 게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기숙사 근처에 이렇게 탁 트인 잔디밭이 있었구요. (청춘 즐기기 딱 좋아 보임...)
기숙사 Marine Drive Residence 근처에 있던 The Point라는 가게입니다. 들어가보지는 않았어요.
기숙사 Marine Drive Residence 건물 중 한 창문에 붙어 있던 귀여운 스티커! 사실 여기저기서 많이 봤습니다. 하나하나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더라구요. 학생 개개인이 자기만의 방을 꾸며놓은 것 같아서 저도 슬며시 미소가... :)
어느새 돌아갈 시간이 되어 버스를 타러 버스정류장에 다시 왔습니다.
그전에 근처 마트에서 Compass 카드를 구매했어요. 나는 1) 스카이트레인과 씨버스를 탄다, 그리고 2) 3번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이다, 라면 저 카드 사는 게 무조건 이득입니다. 저희는 다른 날은 전부 자차를 타고 딱 하루만 대중교통을 이용할 거였어서 1일권인 DayPass로 구매했습니다. 가격은 $11.25(약 11,000원).
그렇게 씨버스를 타러 개스타운으로 이동!
UBC 총평
정말 이 캠퍼스 안에서는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취미 시설이 완벽하고(실내 클라이밍도 있음), 식당도 다양하고 많고, 개인 공부나 작업 할 것도 남의 눈치 안 보고 어디서나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학점 빼고는 그냥 모든 지원을 다 받을 수 있으니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이어서 UBC 북스토어(굿즈샵)와 도서관에 대한 후기는 따로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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