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방문 전
남이전 포스팅에서 보건소 산전검사 신청하는 방법과 꿀팁을 소개해드렸는데요. 거기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취켓팅으로 갑자기 바로 다음날 가게 되었습니다. 다른 일정이 없었고, 마침 생리 주간도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오후 5시반쯤 취소 자리가 났다고 연락을 주셔서 5시 50분에 신청을 마치고, 5시 52분에 확정되었다고 문자를 받았습니다.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은 금식. 물도 마시면 안 되기 때문에 8시간 넘게 버틸 수 있을까 걱정되어 10시에 물을 한 컵 마신 후 금식을 시작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깜박하고 루틴으로 커피 한 잔 마실 뻔했지만 다행히 잽싸게 현실 자각. 버스 타고 마포구 보건소 근처에 9시 40분쯤 도착했는데, 바보같이 바로 옆 건물인 마포구청에 들어가는 바람에 20분을 헤맸습니다; 건물 1층 5번 건강관리센터로 오라고 하셨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 거예요. 건물 층 배치도를 봐도 없길래 1층이 아니라 11층인가 했다가 순간 건물 자체를 잘못 들어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10시가 되어서야 시작된 검진...ㅎ
보건소 방문 당일
건강관리센터 5번은 입구 바로 앞에 있습니다. 들어가서 왼쪽 말고 오른쪽 저 파티션 안으로 들어가셔야 해요. 조그마한 코너가 마련되어 있고, 직원 세 분 정도 일하고 계셨어요.
제일 먼저 추가 설문지를 작성했습니다. 출산력이나 난소 관련 증상 이력이 있는지, 초경 나이나 생리 주기 등을 물어보는 설문지였습니다. 난소기능평가 혈액검사는 따로 의뢰서를 작성해야 하나 봐요. 그다음 결과지를 받을 이메일 주소를 서류에 적었고(개인정보 동의 체크 포함), 엽산제 3개월치와 임신테스트기를 바로 종이봉투에 넣어 제공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검사 받는 곳이 3층이고 종이 2장을 주시며 이걸 직원분들에게 꼭 보여주라고 하셨어요. (사진 촬영 동의받았습니다)
남녀 공통검사는 흉부X선, 공복혈당, 간기능, 신장기능, TSH(갑상선기능검사), 일반혈액(CBC-백혈구, 적혈구, 혈색소, 헤마토크리트, 혈소판), ABO&RH(혈액형검사), B형간염 항원&항체, 성병(에이즈, 매독), 소변검사(요당, 단백뇨, 혈뇨, PH)였습니다. 여자 추가검사는 풍진 항원&항체, AMH(난소기능검사)이고 남자 추가검사는 정액 및 생식기 검사로 지정된 비뇨기과의원에 방문해야 합니다(보건소 내에는 검사하는 곳 없음).
마포구 보건소의 산전검사는 전부 3층에서 받습니다. 안내 종이에도 ⑦번 영상의학실, ⑧번 진단검사의학실에서 검사를 받으면 된다고 쓰여 있었고 3층 올라가서도 바닥에 매우 직관적으로 길 표시가 되어 있어서 처음 온 저도 그렇고 어르신분들도 헷갈리지 않으시겠구나 싶었어요. (마포구 보건소 센스 최고!) 우선 ⑦번 영상의학실 먼저 가라고 안내하셨기 때문에 영상의학실로 향했습니다. 남친이 마침 도착해서 검사하는 동안 함께해주었어요><...
영상의학실에서는 흉부 X레이를 촬영합니다. 들어가서 종이를 내밀면 제 이름을 확인하고 탈의실에서 상의 벗고 파란색 가운을 입고 촬영실에 들어오라고 안내하십니다. 주의사항에 적혀 있지만 귀중품 잘 보관하셔야 하고 속옷이나 액세서리 전부 다 빼셔야 합니다. 머리카락을 묶어야 하는데 끈이나 핀이 없으신 분은 촬영실에 마련된 집게핀으로 머리 집으셔도 됩니다. (저도 그걸로 머리 묶었는데 옷 갈아입고 나갈 때까지 깜박하고 있다가 나중에 반납했어요;)
촬영 잘 마친 후 방향치인 저는 문을 잘못 열어서 방사선 노출될 뻔했다는 아찔한 에피소드;;;
그다음 진단검사의학실에서는 소변 검사와 혈액 검사를 합니다. 가자마자 안내 종이를 내밀고 이번에도 제 이름을 확인하셨고, 우선 소변 검사부터 하면 된다며 종이컵(...)을 주시고 여기에 반 정도를 담아오라고 하셨습니다. 리트머스 종이에 소변을 묻힌 검사를 많이 해봤는데 종이컵에 소변을 받아오는 건 난생처음... (남친이 같이 있어서 더 민망) 특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소변을 보고 금식한 채 1시간만에 보건소에 왔던지라 컵의 반만큼은 절대 안 담길 것 같아서 더 난감했습니다.
일단 화장실에 가서... 어떻게든 해본다고 했는데 한 1/4이나 1/3 정도가 담겼어요(심지어 처음에 조준 제대로 못 해서 많이 흘림ㅠㅠ)... 좀 더 노력했지만 절대 안 나와서 이만큼 담겼는데 괜찮은지 걱정스레 여쭈었더니 충분한 양을 본 것처럼 괜찮다고 해주셨습니다. 휴...
혈액검사도 바로 진행됐습니다. '오랜만에 채혈해서 좀 아프네'라고 생각했는데 1주일 지나서까지 멍이 들어 있었어요. 아무래도 깔끔하게 채혈이 안 되었던 모양이에요.
검사는 15분 정도 소요되었어요. 소변 검사에서 시간이 좀 오래 걸린 듯). 빠르면 10분까지도 가능합니다. 앞에서 설문조사 했던 것까지 포함하면 한 20분 정도 되겠네요. 산전검사는 보건소 가서부터 약 20분 소요된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참고로 저는 금요일 10시에 방문했고 대기 인원이 전혀 없었습니다.
맨 처음 설문조사 끝나고 받은 엽산제와 임신테스트기입니다. 엽산제는 2025년 12월 8일까지, 임신테스트기는 2025년 7월 25일까지로 사용기한이 넉넉했어요. 저는 임신해도 올해는 절대 계획에 없기 때문에 내년까지 잘 보관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결과 평가
그로부터 4일 뒤... 정확히는 금요일 오전 10시에 검사하고 주말(토,일)을 지나 월요일 오전 11시... 평가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ㄷㄷㄷ 분명 5~7일 정도 소요될 거라고 하셨는데 주말 껴서 4일만에 받다니...
난소기능평가와 건강검진 내용 다수의 결과가 나와 있었습니다. B형간염과 빈혈인지 간인지 검사 결과가 아직이었는데, 다음날인가에 업데이트되었습니다. 검사 부서가 다르다 보니 완료되는 대로 공공보건포털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평가지는 이 사이트에서 받으셔야 합니다. (공공보건포털 홈페이지: http://www.e-health.go.kr/)
저는 특히 난소기능이 궁금하고 불안했던 터라 결과를 이렇게 빨리 주셔서 감사했어요(7일(금) 밤에 확인하시고 8일(토) 새벽 1시 46분에 보고하셨더라구요ㅠㅠ). 제 실제 만 나이의 난소 기능 평균치와 제 검사로 난소 나이가 몇인지만 적혀 있었는데요(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거 들고 산부인과 방문해야 할 듯). 실제 나이보다 난소 나이가 5살 정도 어리게 나왔습니다. 의사 소견이 따로 있지 않다 보니 이게 좋아해야 할 일인지 살짝 애매했어요. 그래도 많은 것보다는 적은 게 긍정적이겠거니 했습니다.
나머지는 다 정상으로 나왔습니다! 너무 다행이었습니다. +_+
결과적으로 마포구 보건소에서 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확실히 젊은 남녀가 많은 자치구라서 그런지 대응이 빠르고 처음부터 끝까지 매뉴얼대로 하는 안정적인 느낌이었습니다(회전율 좋은 맛집 식당에 간 느낌). 보건소 예약 및 상담을 전부 남친이 해줬어서 저는 취켓팅 할 때만 잠깐 마포구 보건소 직원과 통화했었는데, 서로 원하는 바를 매우 신속하고 정확하게 캐치해서(손발이 맞는 느낌) 좋았어요. 실제로 방문했을 때도 편하게 대해주셨고, 제가 의심도 많고 워낙 꼼꼼한 성격이라 전화나 방문 시 좀 까탈스러울 법한 말씀도 드렸는데 전혀 귀찮거나 답답해하는 기색이 없으셨습니다. 보건소 내 동선도 깔끔하고 찾아가는 길이 매우 직관적이었던 것도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남친도 중구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검사 결과에 대한 안내가 마포구 보건소처럼 친절하고 명확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듯해요. 저처럼 메일이 올 줄 알고 기다렸는데 메일이나 문자가 안 왔다고 하더라구요. 7월 중순에 보건소를 방문했고 비뇨기과는 10월까지 방문하면 된다고 합니다. 다른 스케줄이 있어서 비뇨기과를 방문하지 않았는데, 방문 후기를 올려볼 수 있으면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이 모든 검사가 공짜라니... 몇 만 원도 아쉬운 예비부부로서는 너무나도 감사한 지원 사업입니다.
이제 몸 건강한 게 확인되었으니, 좀 더 결혼식에 집중해보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은 스드메와 플래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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