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본식 스냅과 영상을 리뷰하게 되었네요.
플래너 계약이라는 큰 산을 오르고 나니, 또 눈앞에 보이는 살짝 낮은 봉우리.
바로 본식 스냅&영상 예약입니다.
본식 스냅은 결혼식 당일에 신부 대기실(또는 예식장 하차)에서부터 예식이 끝날 때까지 사진 작가 1명 이상이 붙어서 그날 하루를 담아주는 일을 말합니다. 본식 영상은 똑같은 시간을 영상으로 찍어서 편집하는 일을 말합니다. 피로연이나 2부에서 하객들 인터뷰를 찍기도 하고요. 본식 영상을 '본식 DVD'라고도 하는데, 요즘 DVD 안 쓰는데 왜 그렇게 말하나 했더니, 영상을 DVD로 만들어주던 게 굳어져서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DVD 제작은 요즘 많이 안 하고, 아직도 만들어주는 곳들이 있긴 합니다.
본식 스냅&영상 해야 할까?
본식 스냅과 영상을 꼭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은 "스냅은 필수이고 영상은 필요 없다", "영상이 필수이고 스냅은 간단하게 해도 된다, 하객들이 찍어준 걸로 대신하겠다", "그거 해도 결혼하고 나서 한 번도 안 들춰본다" 등등 커플마다 천차만별이더라고요. 저도 둘 다 꼭 필요한지 우선 생각해보았습니다.
당일에 저랑 남친은 정신이 없을 거라서 웨딩홀 구석구석의 모습이나 하객들의 표정을 못 볼 것 같았고, 특히 저는 (아직 미정이지만) 신부 대기실에 계속 앉아 있으면 예식 전 하객맞이도 못 볼 것이며, 결국 주인공인 두 사람은 각자와 그날의 모습을 제대로 못 볼 게 뻔하기 때문에 사진과 영상으로 담는 게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하객들이 찍어준 걸로 충분하다는 커플도 있었지만, 하객이 찍는 구도는 한계가 있고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는 아쉬울 것 같았습니다. (예를 들어 하객이 우리 부모님 사진을 가까이서 찍어주지는 않을 거거든요.) 본식 스냅이 스튜디오 웨딩 촬영보다 훨씬 자연스러울 테니 나중에 프사 해두기에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냅도 영상도 최대한 인위적이지 않은 업체를 고르려고 노력했습니다.
본식 스냅&영상 언제 예약할까?
본인이 원하는 업체나 스타일이 있다면 미리 예약하셔야 합니다. 인기 있는 곳은 웨딩홀과 비슷하게 1년 전부터도 마감된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본식스냅 원픽 업체가 있었는데, 카톡으로 상담하고 바로 다음 날 아침에 예약이 마감되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원하는 업체를 놓치기 싫다면 6~8개월 전에는 미리 예약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본식 스냅이나 영상에 딱히 관심이 없으신 분은 더 나중에 해도 충분합니다(업체가 정말 많거든요). 본식 스냅 사기나 먹튀 이슈가 있으니, 믿을 만한 업체인지도 잘 따져보시면 좋습니다.
S웨딩의 스드메 계약이 끝나고 며칠 후, 플래너님께서 본식 스냅과 영상을 어떻게 할 건지 물어봐주셨습니다. 이때가 결혼식으로부터 약 6개월 전입니다. 업체가 딱히 상관 없다면 플래너에게 맡기셔도 됩니다. 일단 안심할 수 있는 업체로 추천해주신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플래너도 후보를 추려서 소개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범위를 좁혀드릴 필요는 있습니다. 그래서 아래의 2가지를 생각해보시고 플래너에게 말씀드리면 좋습니다. 저는 스냅을 좀 더 중점으로 두었기 때문에 스냅 기준으로 써보았습니다.
본식 스냅 업체 고르기 전 알아둘 것 ① 내 취향 정하기, 웨딩홀 분위기 생각하기
업체는 정말 많지만 각 업체의 사진 감성이나 분위기, 구도가 다 다릅니다. 작가들마다 웨딩 촬영 스킬이나 철학(?)이 다르기 때문인데요. 내 결혼식 모습이 어떻게 찍혔으면 좋겠는지, 원하던 구도나 색감이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좋습니다. 평소에 선호하는 사진 스타일이 없다면 각 스냅 업체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참고해보세요. 해당 업체를 후보로 고려하든 안 하든 여러 계정들을 계속 보다 보면 얼추 원하는 스타일이 잡힐 겁니다(이때 반드시 커플 얼굴은 빼고 봐야 함). 색감이나 구도, 구성을 위주로 보시면 됩니다.
웨딩홀이 야외인지 실내인지, 밝은지 어두운지 등도 고려하고 보시는 게 좋습니다. 해당 스냅 업체에서 우리 웨딩홀 사진을 찍었다면 더더욱 참고하기가 편하겠지요. '스냅업체 이름 + 웨딩홀 이름'으로 검색해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특별한 샷을 부탁드리지 않는 이상, 기존에 찍었던 거의 그대로 찍으실 겁니다. 답사를 마치고 베스트로 찍었을 거거든요. (스냅&영상 업체 상담할 때 저희 웨딩홀에서 찍어보신 적이 있는지 꼭 여쭈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해당 업체에 소속된 작가가 많은 경우 샘플 사진으로 본 것과 결과물이 다른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보통 이런 곳은 업체 아이덴티티로 정해진 틀이 있긴 하지만, 사진이라는 건 누가 찍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질 수도 있거든요. (실제로 같은 업체인데도 한 작가는 마음에 들고 한 작가는 전혀 제 스타일이 아닌 경우도 있었습니다) 대표가 직접 촬영하는지도 알아보시고, 특정 작가를 지정할 때 얼마가 드는지도 알아보시면 좋습니다.
저는 위에서도 말했듯이 매우 자연스러운 샷을 원했기 때문에 그 느낌이 나려면 필름카메라 감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필름 색감을 내줄 업체 위주로 찾아봤습니다.
본식 스냅 업체 고르기 전 알아둘 것 ② 예산
꽂힌 업체가 있다면 예산은 후순위겠지만, 그래도 '이만큼까지 지불할 수 있다'라는 대략적인 상한선이 필요합니다. 본식 스냅 업체도 최저가와 최고가가 상당하거든요(사진작가가 네임드인 유명한 곳은 300만원도 넘습니다). 평균가는 100만원초중반대입니다. 같은 업체라도 세부 구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니까 특정 견적만 듣고 속단하지 마시고 본인만의 구성으로 커스터마이징 해볼 수도 있습니다. 앨범을 몇 권 할 건지, 몇 장 찍을 건지, 작가가 1인인지 2인인지, 피로연도 찍는지 안 찍는지 등등 요소가 많아요.
저도 커스터마이징하면서 최초 견적과는 가격이 달라졌어요. 이건 본식 스냅 확정 후기에서 상세히 풀어볼게요.
12월 5일 현재 제 웨딩 노션 진행상황입니다.
제가 할 것들만 적어놓은 게 아니고 결혼식의 모든 것을 일단 다 집어넣고 제가 할지 말지부터 선택하고 있어서 아직 미완성 단계예요. (예를 들어 '예단'이나 '웨딩카' 같은 건 일단 적어만 두었을 뿐 저희는 하지 않을 겁니다.)
이 다음 포스팅은 본식 스냅 업체 확정, 본식 영상 업체 확정, 드레스 투어, 상견례로 이어집니다.
본식 스냅&영상 업체들의 자세한 설명과 견적은 다음 후기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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