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5일차 동선]
스타벅스 1호점(+ 르 파니에) -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점심) - 시애틀 공립 도서관 - 피터밀러 서점 - 치즈 케이크 팩토리(저녁) - 케리 파크(시애틀 야경)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방문을 마치고, 이제 정말 배가 고파져서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로 향했습니다. 여기서 아점으로 끼니를 때울 생각이었는데,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이 생각보다 볼 게 많아서 점심이 다 되어서야 도착했습니다.
가는 길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는 전 세계에 딱 여섯 곳만 있다고 하는데요. 미국 뉴욕, 미국 시카고, 미국 시애틀, 이탈리아 밀라노,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에 있다고 합니다. 1호점이 스타벅스의 과거(클래식)라면, 리저브 로스터리는 스타벅스의 현재를 말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일부러 같은 날에 방문해보았어요. 실제로 차로 10분 이내 또는 도보 20분 이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이기도 하고요.
다만 차를 타고 가면 주차난이 좀 있습니다. 리저브 로스터리는 큰 사거리 코너에 있다 보니 근처에 정차하기도 힘들고(외관 사진 찍을 용도로만 잠깐만 하시는 분은 봤습니다), 주차칸이 있긴 한데 웬만해서는 꽉 차 있습니다.
스타벅스 1호점 가는 길에 우연히 보게 된 리저브 로스터리. 비 오는 날인데도 주말 오전 웨이팅이 길었습니다.
제가 갔을 당시에는 신메뉴로 올레토(Oleato)를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뭔지 몰라서 검색해보니... 올리브유로 만든 음료더군요. 온 김에 마셔볼까? 하다가 아무래도 느끼할 것 같아서 그냥 평상시 마시던 걸로 마셔야겠다 싶었습니다.
점심쯤 도착했을 때는 바깥 웨이팅까지는 없었지만, 내부에서 메뉴 사는 줄은 여전히 엄청 길었습니다. 베이커리 코너와 음료 코너가 따로 있는데(음료 코너에도 베이커리가 있는데 메뉴가 다름), 베이커리 코너는 약 10분, 음료 코너는 30분 정도 기다린 것 같아요.
베이커리 코너
음료 코너 웨이팅 줄이 너무 길어서, 정문에서 오른편에 위치한 베이커리 코너부터 갔습니다. 여기도 사람이 많긴 했지만, 만들어진 빵을 바로 파는 시스템이고 메뉴 커스터마이징도 거의 없기 때문에 음료보다는 줄이 빨리 빠지는 듯했습니다. 직원은 3~4명 정도 있었습니다.
베이커리는 뒤편에 위치한 화덕에서 바로바로 나와서, 비워지면 또 채워지는 방식이었어요. 화덕 공간 - 화덕에서 나온 빵을 식히는 공간 - 매대에 진열해두고 결제하는 공간 이렇게 3개로 구분되더라구요. 근데 웨이팅이 워낙 길다 보니 원하는 빵을 살 수 있을지, 갓 구운 걸 받는다면 그게 언제일지 정확히 알 수 없었습니다. 바로 드시고 싶다면 본인이 주문하는 시점에서 나와 있는 빵을 살 수밖에 없어요.
여기는 플랫한 빵에 샐러드를 파는 곳입니다. 여기 주문도 베이커리 코너에서 같이 할 수 있습니다. 구경만 하고 먹어보지는 않았어요.
고심 끝에 점심 대용으로 고른 메뉴, 마르게리따 슬라이스(Margherita Slice)입니다. 가존 가격 8.5달러에 택스 10.25%가 붙어서 총 9.37달러였습니다. 요거 하나로는 부족한 것 같아서 음료 코너에서 먹거리를 하나 더 주문했어요. (그건 아래에 등장!)
아라비아모 바
베이커리 코너 바로 옆에는 아리비아모 바(Arriviamo bar)가 있습니다. 음료 코너와 베이커리 코너 사이쯤에 있는데요. 여기도 손님이 제법 많았습니다. 제가 보기엔 너무 팝업스토어처럼 되어 있어서, 백색소음을 뛰어넘어 전 세계 사람들이 모이는 들락날락하고 시끌시끌한 곳에서 칵테일을 즐길 수 있을지 조금 의아했습니다.
음료 코너
여기가 참 고난을 겪는 구간입니다. 입장하자마자 음료 제조 코너를 빙 둘러서 주문을 기다려야 합니다. 주말 점심쯤 방문했을 때는 360도 한 바퀴가 이미 둘러져 있었습니다. 긍정적인 포인트를 찾아보자면, 그래서 주문할 때까지 오픈키친에서 음료가 만들어지거나 원두가 채워지는 과정 등을 구석구석 볼 수 있답니다.
음료 코너 쪽에 있는 보드판입니다.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에서 처음 봤던 건데, 실시간으로 타다다닥 소리를 내며 텍스트가 바뀝니다.
따로 마련된 셀프바는 평소에 가는 스타벅스 지점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트레이를 담아두는 공간이 서랍형으로 되어 있어서 좀 특이했습니다.
'로스터리'답게, 매장 내부에 있는 로스터리 기계에서 원두가 로스팅되어 여기로 직접 배달됩니다. 위에 있는 파이프를 통해서 떨어져 충전된느 방식인데요. 이건 직접 가서 보시면 더 재미있고 신기한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쌀알처럼 원두들이 따라라락 내려오는 소리가 들려 재미있습니다.
주문 웨이팅을 하다 보면... 리저브 원두 보관함을 따로 구경할 수 있습니다. 요건 아마 다른 방식으로 제조하기 위해서 아까 사진에 있던 원두 유리통에서 소분해둔 것 같습니다.
드디어 주문할 차례! 현재 브루잉 중인 원두들이 적혀 있습니다. 디카페인도 당연하게 있는 미국 카페! 각 사이즈를 알 수 있는 머그컵이 놓여 있고, 언어유희로 "Thanks a latte"라고 적혀 있는 팁 박스도 있네요...ㅎㅎ 저는 카푸치노를 시켰고, 원두는 6개 중에서 Seattle Rostery Microblend(시애틀 로스터리 마이크로블렌드)를 골랐습니다.
오픈키친 바깥에 주루룩 찍힌 분들이 모두 음료 주문을 위해 서 있는 사람들입니다. 메뉴 주문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자리를 잡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냥 알아서 센스 있게 자리를 차지해야 합니다. 저희는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메뉴 주문을 기다리던 와중에 눈앞의 바 자리에 계시던 손님 두 분이 일어나서, 바로 앉아버렸습니다. 이왕이면 바리스타 구경도 할 겸 바 자리에 앉고 싶었는데, 운이 좋았습니다!
사실 저는 일하면서 수다 떠는 건 전혀 상관 없고, 일만 잘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진 속 에스프레소 머신 쪽에 계신 바리스타 두 분이 유독 잡담을 많이 하셨는데, 저 여자분이... 건성건성 일하시고 실수가 많으셨어요. 주문 순서 틀리고, 스팀도 대충 하고 스팀기도 대충 닦고, 음료를 컵에 따르는데 다 흘리고... 빠릿빠릿한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콧수염 남자 분도 실수하시긴 했는데, 그래도 좀 더 일처리가 깔끔하고 빠릿빠릿한 느낌이었거든요. 일정 시간이 지나면 크루들이 작업 위치를 바꾸면서 담당을 바꾸는데(그래서 저 여자분과 다른 분의 일처리 비교가 가능했음), 우리 음료도 저 분이 만드실까 너무 불안했고... 아쉽게도 저 여자분이 제조하셨습니다ㅠ.ㅠㅎ
그렇게 하여 드디어 먹고 마시게 된 카푸치노 톨 사이즈, 브리오쉬 살몬(Brioche Salmone)입니다. 라즈베리 스파클링 음료도 주문했는데 사진에는 없네요. 브리오쉬 살몬은 9달러, 라즈베리 스파클링 음료는 3.75달러, 카푸치노 톨 사이즈는 6.5달러입니다. 아까 주문했던 마르게리따는 진즉에 다 먹었고... 추가로 먹으면서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저는 역시 샌드위치에 생선이 들어간 건 취향이 아닌가 봐요. 브리오쉬 빵 자체는 참 맛있었습니다! 커피도 맛있었어요!
(지금 영수증을 보니 마르게리따는 12시 13분에 결제하고, 카푸치노와 브리오쉬 살몬은 12시 46분에 결제했네요)
굿즈, MD
그나마 굿즈 공간에 사람이 제일 적어요. 문제는... 이 굿즈를 살 수 있는 카운터가 음료 코너라는 점입니다ㅠ.ㅠㅎ
굿즈를 나중에 발견하고 살지 말지 고민하려던 차에, 음료 코너 주문 대기 줄 보자마자 바~로 포기했습니다.ㅎㅎㅎ
매장 안쪽에 위치한 로스터리 기계 사진을 끝으로, 시애틀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방문 후기를 마칩니다.
전 세계 단 6군데 중에, 스타벅스가 탄생한 시애틀에 위치해서 더 의미 있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웨이팅이 제법 있으니 충분히 시간 여유를 갖고 방문하시길 바라며, 개인적으로 커피의 도시인 시애틀에는 카페 맛집들이 워낙 많으니 굳이 여기서 음료를 마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기념 삼아 마셔보고 싶다면 물론 추천합니다!
다음 포스팅은 시애틀 공립 도서관 방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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