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J의 결혼준비 차례]
1. 순서 리스트업
2. 웨딩홀
3. 건강검진(웨딩검진)
4. 양가 부모님 인사
5. 플래너
6. 본식 스냅&영상
7. 드레스(드레스 투어, 가봉)
8. 상견례
9. 신랑 예복
10. 메이크업
11. 스튜디오 촬영 + 헤어번형
12. 혼주&가족 메이크업
13. 혼주&가족 예복
14. 종이 청첩장, 모바일 청첩장
15. 집 계약, 전세 대출
16. 본식 준비
17. 본식 후기
18. 신혼여행
19. 기타
신랑이 정장을 평소에 안 입는다면 거의 신부 드레스 급으로 처음부터 공부해야 합니다. 제 남친(신랑)은 경조사 빼고는 정장을 전혀 입지 않기 때문에, 신랑 예복 부분은 저와 신랑이 같이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블로그와 유튜브를 위주로 봤는데, 매우 유용했던 유튜브 영상도 아래에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우선 예복이 뭔지부터 시작해서, 신랑 예복을 언제 준비하는 게 좋은지, 맞춤과 기성과 대여를 비교해보겠습니다.
예복이란?
옛날에 신랑 댁에서 신부 댁으로 비단을 보내면, 그걸로 시부모&신랑의 옷과 이불을 지어 보내는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의 예복은 예전에는 결혼 전 신랑신부가 서로에게 해주는 옷 한 벌로, 결혼식 마친 후 양복과 양장을 입고 신혼여행 가는 게 일반적이었기 때문에(어머님 세대 땐 한복 입고 가신 분들도 계심), 이때 입을 옷을 서로에게 선물하는 것을 예복이라고 보았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드레스샵에서 신랑의 본식 의상(턱시도)을 빌려줬기 때문에, 예복은 따로 맞춤이나 기성복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요. 드레스샵에서 대여해주는 의상은 퀄리티에 한계가 있어서, 더 좋은 옷을 입고 싶은 욕구에 맞추어 청담동 맞춤수트 샵이 많아지게 된 것이 현재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신랑 예복 준비 시기
보통은 본식 최대 2달 전부터 최소 1달 전에는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촬영 때 입을 예복도 생각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촬영은 보통 최소 4달 전에 촬영하기 때문에, 이때부터 미리 어떻게 할지 논의해보면 좋습니다. 본식과 촬영 예복을 아예 별개로 준비하셔도 되고, 동일하게 준비하셔도 됩니다(잘만 마련한다면 촬영이랑 본식 두 번 다 입어도 되니까요). 본식이 더 중요할 뿐더러 촬영은 사실 모바일 청첩장 보고 나면 사람들 기억에 전혀 안 남기 때문에, 본식 예복에 더 돈을 들여 집중하는 게 좋습니다.
보통 신랑 예복은 맞춤vs기성vs대여로 나뉩니다. 맞춤복은 제작 기간 1달~1달 반 정도 여유를 두고 맞춰야 합니다(플래너가 2~3주 전에 하면 일정이 너무 타이트하다고 했어요). 기성복은 신상 나오는 것까지 고려해서 본식에 가까운 시기로 1달 전쯤 구매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울렛 같은 데서 구매한다면 신상을 고려하지 않는 게 되니까 크게 상관 없을 듯합니다. 기성복은 혹시나 수선을 하게 될 수도 있으니 수선하는 기간도 고려하시면 좋습니다.
맞춤? 기성? 대여?
신랑 예복을 맞춤으로 할지 기성으로 할지 대여로 할지가 너무 고민됐습니다.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2가지인데요.
① 신랑이 평소에 정장을 안 입음. 자주 입으면 이참에 제대로 맞춤 하나 장만하겠는데...
② 결혼식에서 신랑 예복은 딱히 기억에 안 남을 만큼 무난픽이 많아서 가격 대비 결과가 아쉬움. 그래도 본식이니 갖춰 입어야 함.
③ 신랑 체형이 조금 마른 편이라 기성이나 대여로는 원하는 핏이 안 나올 것 같았음.
보통 결혼 정보 찾아보면 '이건 무조건 추천이다', '이건 후회한다' 등 후기가 비슷한 편인데, 신랑 예복과 아이폰 스냅만큼은 호불호가 엄청 갈리더라구요. 커플마다 후기가 달라서 더 혼란스럽기도 했습니다. 결론은…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하면 됩니다.ㅎ;;; 셋 중에 무조건 이게 좋다, 라고 할 게 없거든요. 다만 여러 후기와 정보를 통해 나름대로 정한 기준을 공유해보자면,,,
(여기서 '나'는 신랑입니다.)
나는 평균 체형에 가깝다. 보통 정장이나 세미정장 살 때 어느 가게를 가도 웬만해서는 핏이 무난하게 잡힌다. → 기성, 대여
나는 평균 체형보다 마르거나 뚱뚱한 편이다. 중요한 자리인 만큼 체형 보완까지 한 멋진 수트를 입고 싶다. → 맞춤
난 평생 정장을 거의 안 입을 거라 예식을 위해 큰돈 쓰기는 아깝다. 경조사에 입고 갈 정장 정도는 이미 있다. → 대여
이번 기회를 통해 정장을 마련하고 싶다. → 맞춤, 기성
이 아닐까 싶습니다. 체형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말고, 제3자의 입장에서 보셔야 합니다. 평균 체형이 아니면 보통 어르신들이 '왜 이렇게 말랐어', '살 좀 빼라' 하고 잔소리 하십니다. 외모 평가 같아서 굉장히 싫어하는 말들이지만... 어쨌든 이 정도는 들어야 소위 마르거나 뚱뚱한 겁니다.
가격 내림차순은 맞춤>기성>대여입니다. 원단이나 브랜드 차이 때문에 맞춤이나 기성은 천차만별이겠지만 평균가로 따지면 맞춤은 1벌(서비스 있음) 100초중반대, 기성은 1벌이 50~100만원, 대여는 3벌에 액세서리 포함이 60~80만원입니다. 대여는 넥타이, 구두를 포함해서 빌릴 수 있지만 맞춤이나 기성은 넥타이, 구두, 셔츠 예산도 따로 생각해야 합니다. 맞춤은 못해도 최소 100만원 이상이고, 기성은 웬만한 브랜드는 60만원 정도 합니다.
S웨딩 플래너를 통해서는 맞춤 제휴업체를 안내받았습니다. 저희는 이미 예복을 정했어서 상세히는 못 들었지만, 맞춤으로 하면 2벌 + 수제화 서비스로 약 100만원 초중반대라고 하셨습니다. (2023년 11월 기준 견적)
예복은 어떤 디자인이 좋을까? (전문용어 정리)
정장을 직접 보러 다니면서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느낀 포인트는 라펠(V존을 만드는 깃), 어깨 선, 허리 뒷선, (하의)플리츠입니다. 원단은 정장의 질감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누구나 보자마자 바로 알 수 있는데요(사람으로 따지면 피부결?). 위에서 언급한 4가지는 뭔지 잘 모르겠지만 더 좋아 보이거나 잘 어울리는, 우리 신랑이 더 멋져 보이게 하는 포인트랄까요. 정장 이미지나 퀄리티를 결정하는 디테일 같았습니다. 맞춤복이 더 좋은 이유도 저런 요소들 때문인 듯하고요.
여기서 수트 고를 때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지대넓얕)을 소개합니다. 알아두면 샵에서 의사소통이 좀 더 편해지실 거예요.
① 원단: 원단은 보통 수입, 그중에서도 이태리 원단이냐 영국 원단이냐로 나뉩니다. 이태리 원단은 좀 더 흐물흐물하고 광택이 나는 느낌이라면, 영국 원단은 빳빳하고 각진 느낌을 줍니다. 근데 사실 이론적으로만 이렇지, 이태리 브랜드 입었다고 무조건 다 광택이 있지도 않았습니다. 저도 남친도 둘 다 영국 원단 스타일을 더 좋아했지만, 샀던 예복 중에 이태리 브랜드도 있었거든요.
② 라펠: V존(단추까지 카라가 달린 부분)을 만들어주는 깃을 말합니다. 정장 디자인을 결정하는 매우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종류는 여러 개 있지만, 대표적인 2가지만 알아두시면 됩니다. 노치드 라펠, 피크드 라펠입니다. 노치드가 일반적으로 많이 입는 스타일이고, 피크드는 '나 오늘 중요한 날이야'라고 말하듯 격식 차린 클래식 정장 스타일입니다. 체격이 큰 편이면 넓은 라펠, 체격이 작은 편이면 좁은 라펠이 좋습니다. 라펠이 넓으면 얼굴도 좀 더 슬림해 보일 수는 있습니다. 추가로 숄 라펠(턱시도, 007 스타일)도 있는데 뾰족뾰족 없이 동그란 깃이라 체형이 동글동글하다면 피하는 게 좋습니다. 예복으로는 피크드를 더 많이 추천하지만 남친은 실제로 피크드를 입었을 때 너무 투머치한 느낌이 들어서, 피크드를 고집하진 않았어요.
③ 버튼(단추): 딱 2가지입니다. 싱글 버튼 또는 더블 브레스트. 쉽게 말해서 가로 줄에 단추가 1개 있냐 2개 있냐입니다. '싱글에는 노치드, 더블에는 피크드'와 같은 공식이 있었지만 요즘엔 워낙 디자인이 다양해져서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④ 투피스, 쓰리피스: 많이 들어보셨을 법한데요. 투피스는 상의 재킷, 하의 바지를 말하고 쓰리피스는 투피스에 조끼(베스트)를 추가한 것을 말합니다. 베스트를 추가하면 좀 더 각 잡고 차려 입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허리가 가늘다면 베스트를 추가하고 재킷 단추를 풀어서 살짝 체형을 보완해도 멋집니다.
⑤ 플리츠: 하의 바지 라인을 잡아 입체감을 살려주는 주름 디테일입니다(맵시 살리는 데 은근 중요함). 노플리츠, 원플리츠, 투플리츠(더블플리츠)로 나뉩니다. 노플리츠는 매우 깔끔하고 슬림한 실루엣을 연출할 수 있지만 주름이 없어서 앉을 때 불편하거나 너무 꽉 맞게 줄인 교복 바지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원플리츠는 주름이 한 번 들어간 무난한 스타일로, 가장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투플리츠는 좀 더 우아하고 클래식한 느낌을 줍니다. 허벅지가 얇은 게 고민이라서 더 입체감을 살리고 싶다면 플리츠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자, 그럼 퀴즈를 내보겠습니다. 아래 사진의 수트는 구성이 어떻게 될까요?
정답은 노치드 라펠에 싱글 버튼, 쓰리피스, 노플리츠입니다.
맞춤과 기성의 수트 차이
어떤 플래너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본 건데, 기성복과 맞춤복은 V존 깊이와 너비에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기성복은 단추가 대부분 좀 더 위에서 시작해서 V존이 짧고, 라펠(V존을 만드는 깃)의 너비도 대부분 좁아서 좀 더 캐주얼할 편이라고 해요. 그래서 일상에서는 편하게 입을 수 있지만, 결혼식에서는 너무 가벼워 보일 수 있다고 합니다. 라펠이 좁으면 격식 있는 7~8cm 너비의 굵은 타이보다는 더 얇은 게 어울립니다. 세련되고 영한 느낌은 있지만 가벼운 이미지로 하객 룩과 비슷해서 그날의 주인공 같은 느낌이 덜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메이크업 하고 부토니에 꽂고 멋지게 다니는 사람은 누가 봐도 주인공이라 눈에 띌 만큼 큰 차이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ㅎ
[꿀팁] 평소에 정장 스타일링에 관심이 없고 잘 모르겠다면, 남성 잡지나 인스타그램 사진을 참고하면 정말 좋습니다. 많이 볼수록 보는 눈이 생기거든요! 저도 신랑 예복 준비하면서 유튜브로 정장 스타일을 이것저것 챙겨서 봤더니, 실제로 양복 고를 때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론상 '이 디자인은 이런 체형에 어울린다' 어쩐다 해도, 정말 직접 입어보지 않고는 절대 알 수 없습니다. 이번에 예복 구하면서 뼈저리게 느꼈으니, 꼭! 반드시! 입어보셔야 합니다.
이쯤에서 예복 고를 때 정말 큰 도움이 되었던 유튜브 영상 2개를 소개합니다.
참고영상1(유튜브 오늘 뭐 입지? 이옷): https://www.youtube.com/watch?v=TZqEfYQaAIY
참고영상2(유튜브 라규파스타): https://www.youtube.com/watch?v=L2bPL9GL6nM
남성 양복의 구성요소 하나하나를 가르쳐주시고, 체형 보완하는 방법도 알려주십니다. 가격대별 브랜드도 소개해주시기 때문에 대충 가격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마른 체형의 신랑에게 어울릴 만한 스타일
저희 커플의 신랑은 마른 체형입니다. (위에서 말했던 '어르신 잔소리'로 인증)
그래서, 마른 체형에 어울리는 스타일은 무엇인지 알아보았습니다.
① 마른 체형이 콤플렉스라면 어깨 라인이 꼭 맞는 것보다는 약간 넉넉하게 여유 있는 스타일로 고르는 것이 좋다.
② 상체가 꼭 맞는 수트도 피하는 것이 좋다. 단, 너무 크면 1980년대 아빠 양복 훔쳐 입은 것처럼 부자연스러우니 적당한 걸 고른다.
③ 수트 안으로 조끼나 가디건을 매치해 볼륨감을 살리는 것도 방법이다.
④ 컬러는 수축된 느낌을 주는 블랙보다는 확장되어 보이는 화이트나 밝은 그레이가 좋다.
⑤ 광택이 나는 원단도 마른 체형을 보완해준다.
⑥ 상의와 하의의 컬러를 다르게 하고, 벨트나 시계, 행커치프, 타이 등 액세서리로 시선을 분산시켜준다.
대충 요런 기준들을 가지고 실제로 예복을 구하러 가보았는데........................
물론 위의 조건들이 포함된 게 더 예뻐 보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딱 입자마자 '이거다' 싶은 게 있었습니다. 고가 브랜드일수록 그 값을 하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결국 명품 맞춤복 + 기성복 하이브리드를 사게 되었답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는 다음 후기에서 상세히 풀어보겠습니다!
[신랑 예복, 한눈에 요약하기]
1. 본식 예복은 1~2달 전에, 촬영은 4개월 전에 알아볼 것. 크게 욕심 없다면 촬영 예복=본식 예복으로 할 수도 있음.
2. 가격 순으로 따지면 맞춤>기성>대여. 셋 중 뭘 할지는 각자 체형이나 정장 소장 욕구에 따라 다름. 뭐가 더 좋다고 할 게 없음.
3. 셔츠, 넥타이, 구두도 같이 고려해서 구해야 함.
4. 남성 양복의 전문용어들을 알고 가면 더 도움이 됨.
5. 신랑 체형을 미리 알아두고, 각 체형에 어울리는 스타일을 알고 있으면 좋음.
(사진 출처는 맨 마지막 사진을 제외하고 모두 구글 검색에서 가져왔습니다.)
'eVeryday. (일상) > 결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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