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까지만 해도 "좋아하는 가수가 누구예요?"라고 물으면 "노래가 좋으면 그냥 다 좋아요."라고 말했던 제가 2010년 이후에 자신있게 "윤종신이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건, 그가 써내린 가사 때문이었습니다.
뜻 모를 가사를 무한 반복하는 후크송이 유행하던 시절,
한 글자 또박또박 꾹꾹 눌러 부르던 그 목소리, 그 노래에 담긴 의미에 반했달까요.
실제로 '작사가 윤종신'이라는 타이틀로 콘서트를 할 때 팬들에게 직접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었는데요.
저만의 TOP5를 포스팅해보려 합니다.
원래는 TOP3로 하려다가 고르기가 너무 힘들어 TOP5로... 이것도 일주일 내내 고민하면서 순위가 엎치락뒤치락 했습니다.
BEST 5. 워커홀릭
- 아티스트
- 하동균, 윤종신
- 앨범
- 2019 월간 윤종신 9월호
- 발매일
- 1970.01.01
"잠시도 생각할 틈을 주면 안 되니까
그 틈에 무한한 네가 있기에"
이별로 너를 잃은 대신에 워커홀릭이 되었다며 고맙다고 말하지만
결국 남들이 보기에만 괜찮은 사람이고 정작 너에게는 괜찮은 사람이지 못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안재홍&소주연 배우 주연의 뮤직비디오도 꼭!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2019년 월간 윤종신 8월호 '이별하긴 하겠지' 뮤직비디오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BEST 4. 고요
- 아티스트
- 윤종신, 정준일
- 앨범
- 2014 월간 윤종신 10월호
- 발매일
- 1970.01.01
"자 그대 일어나면 이별이 시작돼요
이렇게 가만 있으면 아직 애인이죠"
이별을 '청각'으로 묘사해낸 정말 기발한 가사의 노래입니다.
이별이 일어나는 상황에 청각을 극대화하기도 하고, 없애기도 합니다.
누군가 일어남으로써 이별이 시작된다고, 또 이별이 끝난다고 표현한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가사를 음미하면 자연스럽게 소리까지 들리는, MBTI N을 위한 노래입니다.
BEST 3. 한 번 더 이별
- 아티스트
- 윤종신
- 앨범
- 행보 2015 윤종신 / 작사가 윤종신 Live Part.1
- 발매일
- 1970.01.01
"내겐 필요했어요 많은 걸 깨닫게 했던
그 이별을 난 한 번 더 오늘 할게요"
1절에서 '너'라고 부르다가 후렴에서 부르지 않겠다고 하고,
2절에서 '그대'라고 부르다가 후렴에서 부르지 않겠다고 하고,
이후에는 그녀를 어떤 말로도 지칭하지 않는 가사 속 치밀함.
윤종신이 가사를 쓴 성시경 노래로 '거리에서'도 정말 좋아하지만,
이 치밀함에 반해 이제는 '한 번 더 이별'을 좋아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최근 유튜브에서도 여러 번 회자되면서 많은 인기를 얻은 곡입니다.
BEST 2. 나이
- 아티스트
- 윤종신
- 앨범
- 行步 2011 尹鍾信
- 발매일
- 1970.01.01
"두 자리의 숫자 나를 설명하고
두 자리의 숫자 잔소리하네"
"이렇게 떠밀리듯 가면 언젠가 나이가 멈추는 날
서두르듯 마지막 말 할까 봐 이것저것 뒤범벅이 된 채로"
'나이'에 대해 윤종신만이 쓸 수 있는 가사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40대의 윤종신이 정의한 나이가 전 세대를 아우르며 콕콕 박히는 건 왜일까요.
특히 해를 넘기는 11월이나 12월, 연말에 들으면 더 공감되실지도요.
BEST 1. 말꼬리
- 아티스트
- 윤종신, 정준일
- 앨범
- 2011 月刊 尹鍾信 June
- 발매일
- 1970.01.01
"비는 오고 너는 가려 하고"
"너만큼 사랑하지 않았었나봐
나는 좀 덜 사랑해서 널 못 보내"
조용히 시작하는 빗소리 인트로부터 상대에게 주지 못했던 남은 사랑을 다 쏟아내는 클라이맥스까지.
곡 구성도, 가사도, 정준일 목소리도 정말 훌륭합니다.
이전까지 '윤종신과 성시경'이 최고의 조합이었다면 이 곡 이후 '윤종신과 정준일' 조합을 원하는 사람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발매 당시에도 팬들 사이에서 꽤 유명했다가, 점점 시간이 지나 입소문을 탔는지 여기저기서 많이 알려져 뿌듯했던 곡입니다.
흔히 부정적인 뉘앙스로 쓰이는 '말꼬리'가 이렇게 애절하게 들리다니요.
이상 제 마음속 윤종신 노래가사 BEST 5 소개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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